접근의 또 다른 문제 by 백남중

 

장애인의 웹 접근에 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이미지에 Alt text를 단다든지, 반복적인 내용이 나오는 경우 이를 건너뛰고 원하는 페이지로 이동한다든지 등 다양한 기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무시되고 있는 문제가 하나가 있다.

운영체제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접근이다.


시각장애인이 음성으로 컴퓨터를 접근하기 위해서는 음성을 출력하는 음성합성장치와 이를 소프트 웨어적으로 제어해 주는 스크린 리더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음성을 출력하는 것을 하드웨어적으로 구현하였으나 기술의 발달로 TTS(Text to Text Speech)로 대신하게 되었다.


국내에서 시각장애인의 음성으로 운영체제인 DOS에 접근했던 최초는 김운영님의 KOY 프로그램이다. 1989년 1월 25일 발표된 Koy 프로그램은 8비트 애플 컴퓨터를 활용하여 입력한 내용을 간단하게 점역하거나 음성 출력을 해주는 기능이 있었으나, 실용화되지는 못하였고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으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

외국 음성합성장치를 활용한 시각장애인의 컴퓨터 접근은 KOY 프로그램 외에도 한글 BEX 등이 있었지만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하였다.


1992년에는 (주)디지콤의 음성합성장치인 가라사대를 시각장애인에게 적용하여 한글로 컴퓨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가라사대는 원래 시각장애인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무인 자동응답시스템으로 개발된 것을 시각장애인계에서 활용한 것이다.

가라사대는 한글로 음성 출력을 함으로서 영어를 모르는 시각장애인도 컴퓨터에의 접근이 훨씬 쉬어졌다.

가라사대를 활용한 스크린 리더로는 초기에는 Sorinoon(하상재활공학센터)이 있었다. 그러나 Sorinoon은 시각장애인의 컴퓨터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였고, 1996년 7월 발표된 SRD는 시각장애인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SRD는 시각장애인 프로그래머인 송오용씨가 안마를 하다가 틈틈이 개발한 것으로서 이를 계기로 한국맹인복지엽합회에 취직하게 되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사실은 1992년 Sorinoon으로 Dos에 접근 수 있었고, 제대로 된 Dos용 스크린 리더인 SRD를 갖게 된 것이 1996년이라는 점이다.

운영체제 면에서 보면 1990년 10월 한글 Windows 3.0이, 1993년 5월에는 한글 Windows 3.1이, 1995년 11월에는 한글 Windows 95가 출시되었다.

즉 일반인은 이미 운영체제가 이미 Windows 95로 넘어간 훨씬 뒤에야 시각장애인은 Dos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시각장애인은 한글 Windows 3.x와 95는 전혀 접근하지 못하였다.

한 가지 접근했던 부분은 OCR 프로그램인 아르미(합산컴퓨터 현재의 퍼셉컴)를 활용한 문자인식이었다. 이것은 Windows 전체를 음성 출력하여 접근한 것이 아니라 Dos 상태에서 배치 파일을 실행하면 Windows의 아르미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메뉴와 작동키만을 음성출력함으로서 시각장애인이 활용하게 한 것이었다.


Windows 95에 대한 접근은 1996년 삼성종합기술원의 매직보이스, LG의 소리글, 1997년 삼성전자의 사운도피아 97을 통해서 시도되었지만 시각장애인 고유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대기업의 생색내기 정도에 불과하였고, 세가지 모두 전혀 실용화되지 않았다.

1998년 8월 한글 Windows 98이 발표되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어도 시각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한글 Windows 98에의 접근 시도는 1999년 3월 한국맹인복지협회의 소리눈 98을 통해 처음으로 시도되었다. LG TTS를 활용한 소리눈 98은 Windows 98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즉 디스크 조각모음이나 하고, 응용 프로그램에서의 메뉴만 읽고, 메모장에서 입력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작업을 할 수 없었다.

시각장애인에의 인터넷에의 접근 시도는 2000년 2월 충북대학교 김석일 교수에 의해 이루어졌다. WebEye라는 명칭으로 발표된 시각장애인의 인터넷 접근 프로그램은 Windows 98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접근했다 가정한 상태에서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LG정보통신의 TTS 버전 2.5를 활용한 WebEye는 화면을 3등분 하였다.

좌측 상단에는 사용자가 자주 찾는 사이트를 등록하거나 사이트를 선택할 수 있는 북마크용 윈도우가 있고, 우측 상단에는 웹 페이지가 나타나며, 창의 하단에는 웹 페이지의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웹 페이지 정보창이 표시되었다.

WebEye는 Windows에서의 시각장애인의 인터넷에의 접근이라는 면에서 중요하였지만 Windows에 접근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 이를 활용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2000년에는 Windows 98에 접근할 수 있는 스크린 리더가 3종이나 발표되었다.

2000년 4월 Etrek Infodigm에서 WebEye에 Windows를 접근할 수 있는 Eyes 2000 1.0v를 출시하였으며(2002년 EVE로 이름을 바꿈), 11월에는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드림보이스를, 한국맹인복지연합회에서 소리눈 2000을 발표하였다.

갑자기 Windows용 스크린 리더가 풍성해졌지만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는 어느 한가지 만족할 만한 것이 없었다. 즉 음성으로 컴퓨터를 활용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어떤 프로그램은 음성은 좋으나 기능이 여의치 않고, 기능이 좋으면 다운이 되는 등 불안정하고, 안정적이면 음성이 여의치 않고 등이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은 모든 스크린 리더를 컴퓨터에 설치해놓고 자신이 원하는 작업에 따라 스크린 리더를 작동하여 사용하였다.

세가지 또는 두가지 스크린 리더를 활용하는 경우 각각의 핫 키가 들리고 컴퓨터에 무리를 주어 문제가 심각하였다. 특히 설치된 스크린 리더 때문에 사용중 갑자기 소리가 나지 않게 되는 경우 시각장애인은 일반인과는 달리 시각장애인은 전혀 대처할 방법이 없는게 커다란 문제였다.


인터넷 부분에서도 모든 스크린 리더가 접근을 시도했지만 운영체제의 접근에서 나타난 문제는 여전하였다.

2003년 9월 출시된 센스리더는 운영체제와 인터넷 부분에서 이러한 점을 크게 개선한 채 출시되어 호평을 받았으며, 시각장애인계에서 공동 구매라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운영체제와 비추어 보면 한글 Windows XP가 2001년 10월 발표되었는데 센스리더는 98과 XP를 출시 때부터 지원하였으며, 드림보이스는 2004년 4월 4.0 버전부터 XP를 지원하였다.


금년 1월 Windows Vista가 출시되었다. 한글, 영문 모두가 같은 시점에 발표되었다. 미국의 스크린 리더들도 금년 봄에 Vista를 지원한다는 광고를 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스크린 리더가 Vista를 지원한다는 이야기는 없고 확실치 않지만 빠르면 내년 쯤 가능할 것 같다는 이야기 뿐이다.

장애인의 접근이라는 문제에서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구조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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