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맹정음 관련 최초 언론 보도 자료: 맹인도 읽게 된 조선문점자 완성 by 백남중

오늘(2014114)은 고 송암 박두성 선생께서 시각장애인의 훈민정음인 훈맹정음(訓盲正音)을 반포한지 88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훈맹정음에 대해 처음 보도한 것은 조선일보이다.

조선일보는 1929729일자 '맹인도 읽게 된 조선문 점자 완성'이라는 기사 제목으로 훈맹정음에 대해 소개하였다.

(동 기사를 가급적 최근 맞춤법을 맞춰 게재해본다.) 

<기사>

맹인도 읽게 된 조선문점자 완성 

이십년 동안 맹아학교 훈도로 있던 박두성씨가 발명하여 전조선 맹인에게 조선글을 보급케해

박두성씨 발명과 통신보급

<사진 설명>기사 중간에 훈맹정음이라는 제목의 점자 일람표가 있다. 

왼쪽 가로에는 자음, 세로에는 모음이 있으며 가로와 세로가 만나는 교차점에는 해당 글자의 한글과 점형이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 가로축에는 종성이 점형으로 표시되어 있다

맹인도 읽게 된 조선문점자 완성 기사 전문

소경도 조선글을 읽을수 있는 조선문점자가 경성맹아학교 훈도 박두성씨의 손으로 발명되었다.

일신이 천금이라면 눈이 구백금이라는 말은 실로 적절한 말이라. 날마다 만민의 머리위에 비추어 기쁨과 힘을 주는 태양의 밝은 빛도 보지 못하고 영원히 쉬지 않고 흘러서 이 세상만물의 젖이 되는 맑은 생물도 보지 못하며 봄꽃이 아무리 흐드러지게 피거나, 가을 달이 아무리 명랑하여도 홀로이 인생들은 즐기지를 못한다.

이렇게 불쌍한 소경들이 조선에는 얼마나 되는가? 소화 이년도 총독부 조사에 의하면 전 조선에 조선인 소경이 일만 일천 팔십오인이오. 경성 안에만 구십오명이라 하나 실제에 있어서 경성매복자조합에 가입한 남자가 일백십사인이라 한즉 이로써 미루어 보면 전조선의 소경의 수는 일만오천명은 되리라 한다.

종전에는 조선에서는 소경이라면 으례히 복술이나 배워서 남의 점이나 쳐주고, 또 병자에게는 일종의 미신료법(迷信療法)인 경()을 읽어주면서 간신히 호구나 하여 가며 일반에게는 많은 천대를 받고 자기 역시 고상한 학문은 배우지 못하며 또한 배울 길이 없었다.

그러나 과학문명이 자꾸 발달함에 따라 여러 가지 문명의 이기가 발달되는 동시에 소경도 배울 수 있는 점자법이 발명되기 시작하였다. 지금으로부터 백여년 전에 불란서에서 맹서(盲書)가 연구된 후에 맹인의 세계는 일변하여 광명한 천지가 되었다. 그들은 보통인과 같이 글을 배우고 또한 쓰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불행하게 시각을 잃은 그들은 기억력이 전일하여 교양의 성적이 남보다 뛰어나고 상당한 인재도 그들 중에 나게 되었다.

이리하여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이 맹서 원리를 응용하여 점자가 발명되었으나 아직까지 조선글에 대한 점자가 발명되지 못하였는바 일찍이 경성맹아학교에서 이십년 동안 훈도로 있으며 맹아교육에 많은 포부가 있던 박두성씨는 년전에 조선문점자법을 발명하여 근일 경성에 있는 맹인유지들은 이것을 연구한 결과로서 가르치고 배우고 하여 책도 보고 공부도 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공부한 이래 경성에만 오십여명이 되는데 그 점자는 극히 간단하여 배우기에 오분 동안이면 족하고 알고 쓰기는 반일동안이면 된다 하며 삼사일만 연습하면 유창하게 읽고 쓸수가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지방에서 누구든지 맹인으로서 글 배우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경성 서대문 우편국 사서함 제십호 조선인사업협회로 반신료를 첨부하여 지원하면 통신으로 맹서를 무료로 가르쳐주고 읽을 책도 실비로 나누어주며 점자판도 무료로 빌려준다 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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